쿡에서 터너스로: OpenAI가 Mac mini를 싹쓸이한 이면에 숨은 애플의 새로운 AI 시대 승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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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애플은 매우 기념비적인 날을 맞이했다. 팀 쿡의 15년에 걸친 CEO 임기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고, 하드웨어 사업 책임자 존 터너스가 같은 날 바통을 이어받았다.

AI 열풍이 거센 지금, 터너스가 취임 후 마주한 핵심 과제는 자명하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이 소비자 가전 거인이 AI 시대에 어떻게 경쟁 우위를 다시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1. 잠잠하던 애플, 갑자기 OpenAI의 '싹쓸이' 대상이 되다

이번 AI 물결에서 애플의 시장 성적은 줄곧 무난한 수준이었다. 뒤처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도 한참 모자랐다.

하지만 최근 알려진 소식 하나가 애플을 AI 판도에 다시 합류시킬 실마리가 될지 모른다. OpenAI가 화면도 키보드도 없는 Mac mini와 Mac Studio를 수만 대 구매해 강화 학습과 '컴퓨터 조작' 유형의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Anthropic 역시 AWS를 통해 Mac 컴퓨팅 자원을 대규모로 임대하고 있다.

AI 기업들이 앞다퉈 Mac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애플의 칩 아키텍처에 있다. 애플 실리콘은 통합 메모리 구조를 채택해 수백억, 심지어 수천억 개가 넘는 파라미터를 가진 양자화된 모델도 직접 로드할 수 있다. 엔비디아 GPU처럼 비디오 메모리와 시스템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다루는 이들에게 절약되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용이다.

 

2. 실적이 먼저 움직였다: Mac, 애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하드웨어로 부상

기업 수요의 유입은 곧바로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Mac의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한 103억 달러를 기록하며 애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하드웨어 제품군으로 올라섰다.

더 설득력 있는 신호는 경쟁사에서 나왔다. 엔비디아는 내부적으로 애플을 로컬 AI 시장의 최대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앞서 출시한 DGX Spark는 외형이 Mac mini와 거의 똑같다. 엔비디아가 '모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애플의 위상을 증명한다.

 

3. 새 수장 터너스: Mac 엔지니어 출신의 제품 전문가

그렇다면 이 중대한 시기에 애플의 새 지휘봉을 잡은 터너스는 어떤 인물일까? 터너스는 이미 애플에서 25년을 근무했다. Mac 엔지니어로 시작해 iPad, AirPods, iPhone을 거쳐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조직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으며, 애플 내부에서 널리 인정받는 하드웨어 전문가다.

취임과 동시에 시험대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9월 iPhone 신제품 발표회와 새로운 Siri AI의 전면 배포가 그것이다.

그가 주도하는 신제품 파이프라인도 야심 차다. 올가을 애플은 폴더블 iPhone과 화자를 식별해 그에 맞춰 개인화된 콘텐츠를 푸시하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가 AI 하드웨어 경쟁에서 애플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를 직접적으로 좌우할 것이다.

 

4. 이사회의 숨은 메시지: 애플에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니라 다음 제품 혁신

이번 경영진 교체를 돌아보면 인선 자체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애플이 가장 잘한 것은 운영, 공급망, 생태계, 그리고 수익 창출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며 애플에 진짜 부족한 것은 돈도, 사용자도 아닌 '다음 제품 혁신'이다. 그래서 이사회는 재무형 CEO 대신 기계 엔지니어 출신으로 하드웨어 분야에서 25년을 깊이 파온 제품 전문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단기적으로 CEO 교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쿡이 계속해서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애플에 권력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미래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진짜 변수는 차기 iPhone이 몇백만 대 더 팔리느냐가 아니라, 애플이 AI 시대에 새로운 진입점을 다시 찾을 수 있느냐다. 향후 3~5년간 애플의 가장 큰 도박은 더 이상 iPhone이 아니라 'AI+칩+새로운 하드웨어 진입점'의 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5. 마치며

15년 전 쿡은 잡스로부터 애플을 넘겨받아 운영과 공급망 역량으로 이 회사를 전 세계 시가총액 정상에 올려놓았다. 15년이 지난 지금 이사회가 하드웨어 엔지니어에게 바통을 넘긴 것은 '운영의 시대'가 준 혜택을 모두 소진했으며, 애플이 '제품 혁신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OpenAI가 Mac mini를 싹쓸이하고 엔비디아가 애플을 로컬 AI 최대 경쟁자로 지목한 것은 애플이 사실 AI 시대의 승선권, 즉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 칩을 계속 쥐고 있었다는 신호다. 그동안 부족했던 것은 그 승선권을 활용할 제품적 상상력이었다.

터너스가 이 과제를 해낼 수 있을지는 가을 발표회에서 곧 윤곽이 드러날 것이며, 향후 3~5년에 걸쳐 진짜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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