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은 오직 한 가지 자유만을 믿는다
Blockbeats원문 제목: 《피터 틸은 오직 한 가지 자유만을 믿는다》
원문 저자: 動察Beating
내가 피터 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제로 투 원》을 통해서였다. 그 책은 중국 창업·투자 업계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나는 읽고 나서 창업 방법은 기억나지 않았고 책을 쓴 사람만 기억에 남았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일수록 그는 오히려 어두운 곳으로 향했다.
나중에 연구를 하면서 그의 이름은 늘 빠지지 않았다. 디지털 결제를 말하자면 그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였고, 소셜미디어를 말하자면 그는 저커버그에게 첫 번째 총알을 건넨 사람이었으며, 감시와 국가 폭력을 말하자면 그의 팔란티어를 빼놓을 수 없고, 미국 정치 지형의 분열을 말하자면 트럼프와 밴스 뒤에는 모두 그가 서 있었다.
자본, 기술, 정치 권력, 그리고 신학. 가장 위험한 네 가지를 그는 혼자 손아귀에 쥐고 다섯 손가락으로 꽉 움켜쥔 채 하나도 놓으려 하지 않았다.
기술의 끝은 반드시 전체주의로 이어지는가? 신에 대한 경외심은 질주하는 효율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는가? 한 사람이 어떤 진영에도 무릎 꿇지 않을 수 있는가? 보통 사람들이 피하려고만 하는 이런 심연이 그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올여름, 그가 하는 일은 점점 더 잡다해졌고 사람도 점점 더 바빠졌다. 한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바빠졌다면 두 가지 가능성뿐이다. 그가 흔들렸거나, 아니면 조급해졌거나.
피터 틸은 결코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보낸 최근 반년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며 이 일들 사이에 과연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2026년 6월 30일, 콜로라도주 애스펀. 피터 틸은 무대에 올라 청중으로 가득한 명사들 앞에서 교황을 욕했다.
애스펀은 로키산맥 속의 피서지다. 여름이 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철새처럼 이곳에 모여 각종 비공개 포럼을 열며 서로가 여전히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 있음을 확인한다. 이 자리에서 피터 틸의 발언 무게는 바티칸에서 교황의 무게에 못지않다.
그날 그는 마이크에 대고 교황 레오 14세가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실언처럼 들리지만, 피터 틸은 결코 분풀이를 위해 침을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다.
피터 틸은 평생 자신의 자리를 찾아다녔다.
그는 196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포대기에 싸인 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페이팔을 창업했고, 페이스북이 아직 기세를 펴기 전에 초기 투자를 집행했으며, 이어서 팔란티어를 만들었다. 미국 국방부, 정보기관, 경찰을 위해 감시 데이터를 정제하는 회사였다.
팔란티어라는 단어는 《반지의 제왕》에서 따온 것으로, 톨킨이 쓴 '진실의 돌'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만물을 꿰뚫어 보는 검은 보석이지만, 책에는 분명히 적혀 있다. 그것을 응시하는 자는 결국 돌 뒤에 있는 눈에 역으로 들여다보이게 된다고. 중간계에서 가장 지혜로운 백색의 마법사 사루만이 그렇게 타락했다. 그는 자신의 지략이 천하무적이라 믿고 돌의 눈을 빌려 사우론과 맞서려 했지만, 결국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애스펀에서의 대담에서 피터 틸은 예외적으로 이 이름을 꺼냈다. 그는 인간의 왕 아라곤도 돌을 사용했으며, 아라곤은 선한 사람이라 사용한 뒤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논리는 간단하다. 칼에는 죄가 없고, 누구의 손에 쥐어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일리가 있다. 다만 그때 스스로 돌을 다룰 수 있다고 믿었던 사루만도 처음에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냉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워싱턴 정치인들의 장부에서 그의 베팅은 언제나 과감하고 정확했다. 2016년 실리콘밸리가 집단으로 방관할 때 그는 트럼프에게 무거운 베팅을 한 극소수였고, 몇 년 후에는 직접 자금을 대어 밴스를 시골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상원의원으로 보냈다.
그에게 붙은 꼬리표는 많다. 독일 출신 이민자,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공화당 안의 게이, 신자들 사이의 기술 자본가, 자본가들 사이의 신자.
하지만 꼬리표가 많을수록 바탕은 더 황량하다. 그는 모든 문을 두드렸지만 어느 문 뒤에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이것이 반세기 동안 그가 처한 진짜 상황이다. 모든 정체성에는 한 조각이 빠져 있다.
그는 '대중의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제로 투 원》은 서두에서 분명히 묻는다. 당신만 동의하고 전 세계가 반대하는 핵심 합의는 무엇인가? '모든 사람과 적이 되는 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은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철저한 유배뿐이다.
이런 아웃사이더의 숙명은 결국 지리적 이동으로 이어졌다. 라인 강변의 서독에서 캘리포니아의 햇살 가득한 평원으로, 이제 다시 닻을 올려 남반구로 물러난다. 그는 나라를 계속 옮겼지만, 세상에는 그를 진심으로 완전히 받아주는 문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무장 해제
교황이 그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5월 중순의 일이었다.
5월 15일, 레오 14세는 즉위 후 첫 회칙을 반포했다. 회칙은 교황청이 중대한 위기에 대해 내리는 훈령 문서로, 가톨릭 세계에서 가장 격이 높은 칙령이다.
이 회칙에서 교황은 AI가 핵무기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지녔으며 즉시 '무장 해제'하여 글로벌 다자 기구의 통일된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층 분열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서민들의 밥그릇을 완전히 깨뜨릴 것이라고 했다.
회칙은 특히 연산 능력은 밀집되어 있지만 일자리는 부족한 국가에서 알고리즘이 수억 명을 '강요된 무위'로 내몰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티칸에서 이것은 자비와 권선이다. 하지만 피터 틸의 귀에는 악마에게 사다리를 건네주는 말로 들렸다.
피터 틸이 알아들은 의미는 이렇다. 2천 년 된 로마 교황청이 초국가적 감시대를 조직하려 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거둬들일 무기가 바로 그의 손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코드와 칩이라는 것이다.

교황은 이름으로 '레오'를 택했는데, 여기에는 산업 시대의 짙은 메아리가 담겨 있다.
1891년, 교황 레오 13세는 유럽을 뒤흔든 회칙 《새로운 사태》를 반포하여 기계가 울부짖는 시대의 자본과 노동을 정면으로 다뤘다. 그때의 기계 괴물은 증기기관과 방직기였고, 맨체스터 노동자들은 하루에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 아이가 몇 살에 공장에 들어가는지만 신경 썼다.
135년이 지나 기계는 쇠로 지은 공장에서 윙윙거리는 데이터센터로 옮겨갔지만, 노동자는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더 잃게 될지 묻고, 조물주는 여전히 기계가 무엇을 더 정복할 수 있을지 저울질한다. 이 두 질문은 한 세기가 넘도록 한 글자도 변하지 않았고, 다만 석탄 찌꺼기와 녹슨 쇠에서 연산 능력과 광케이블 앞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이다.
피터 틸이 교황의 입을 막기 위해 꺼낸 것은 미·중 지정학적 경쟁이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미국이 바티칸의 권고를 따라 스스로 한계를 정하면, 태평양 건너편은 결코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지 않을 것이고 서방은 일방적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교황이 던진 '인간이 인간다운 이유'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슬쩍 개념을 바꿔치기했고, 심지어 '상대편을 위해 나서는 것'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규제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권력의 경계, 다자간 조율의 세부 사항은 모두 그가 발로 차버렸다.
상대를 결코 지치지 않는 리바이어던으로 만들어 버리면, 기술 대기업은 마음껏 영토를 넓힐 수 있는 면책권을 손에 넣게 된다.
데이터를 모델에 끝없이 공급해야 하니 프라이버시는 걸림돌이 되고, 연산 능력을 밀리초 단위까지 쥐어짜야 하니 노동권은 불필요한 손실이 된다. 심지어 전쟁과 폭력의 경계조차 '기술 패권 다툼'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짓밟힌다. 현대 문명이 수백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윤리적 울타리는 '질 수 없다'는 꼬리표만 붙으면 모두 효율을 가로막는 휴지조각이 되어 버린다.
적그리스도
피터 틸은 줄곧 적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다.
그는 먼저 샌프란시스코에서 네 차례 비공개 강연을 열었는데 주제가 바로 적그리스도였다. 올해 3월에는 강연을 가톨릭의 심장부인 로마로 옮겨 나흘간 네 차례 진행했고,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었으며 모든 언론은 철문 밖에서 철저히 차단되었다.
그 후 그는 작가 샘 울프와 함께 가톨릭 사상지 《퍼스트 싱스》에 《세상 끝까지의 항해》와 《교황과 적그리스도》라는 두 편의 장문을 연달아 발표했다. 글자 사이에는 살기가 넘쳤다.

이 적그리스도 이론은 두 사람에게서 나왔다. 19세기 러시아 철학자 솔로비요프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다.
1900년, 솔로비요프는 《적그리스도 이야기》를 썼다. 그가 그린 악마는 푸른 얼굴에 송곳니를 드러낸 흉수가 아니라, 온화한 미소를 띠고 모든 것을 꿰뚫는 테크노크라트였다. 그는 입만 열면 인도주의, 평화, 보편 윤리를 말하며, 기후 이변과 전란의 위기를 틈타 온 인류에게 주권을 내놓고 질서를 얻으라고 부드럽게 설득한다.
그는 그리스도를 향해 이렇게 비웃는다. "네가 가져온 것은 칼이지만, 내가 가져온 것은 빵과 평화다." 그는 교회를 없애려 하지 않는다. 그저 교회를 흡수하여 거대한 기술 질서의 진열장 속에 무해한 장식품으로 모셔 두려 할 뿐이다.
소설 속 적그리스도의 독백은 극히 음흉하다. 그리스도가 먼저 왔고 자신은 나중에 왔으며, 바로 자신이 나중에 왔기 때문에 역사의 잔해를 수습할 사람도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저 자신을 위해 길을 닦아 준 사람일 뿐이다.
베네딕토 16세는 말년에 이르러 '상대주의의 독재'를 경계하라고 거듭 경고했다. 기술적 합의로 모든 진리 논쟁을 평평하게 밀어 버릴 수 있는 세상은 겉보기에는 사사건건 안정된 체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서 있는 것은 바로 절대적인 전제다.
피터 틸은 이 두 사람의 생각을 한데 이어 붙였다. 그는 20세기의 적그리스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미친 과학자였지만, 21세기에 들어 악마는 온화한 얼굴로 갈아끼고 자비로운 인상의 초국가적 규제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입만 열면 '안전', '조율', '인류 복지'뿐이다. 세상 사람들이 두려워할수록 그가 개입할 명분은 더 커진다.
이 위기의식은 그가 2025년 한 장시간 대담에서 아주 명확하게 풀어냈다.
그가 진짜 경계하는 것은 인류가 알고리즘 통제 불능에 대한 집단적 공포 속에서 스스로의 손으로 전 세계가 연동되는 규제 리바이어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알고리즘 모델은 국경을 넘어 돌아다닐 수 있으니 규제 기관도 국가 간 조율을 해야 하고, 조율을 하려면 코드를 검증해야 하며, 코드를 검증하려면 전 세계의 연산 능력과 컴퓨팅 자원을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
극단으로 밀고 나가면 이 행성의 모든 서버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든 행위가 하나의 권력 중심이 지켜보는 시선 아래 노출되어야 한다.
피터 틸의 눈에는 이것이 바로 적그리스도의 강림이다.
피터 틸은 AI 자체를 적그리스도로 본 적이 없다. 그가 진짜 경계하는 것은 '인류 보호'라는 깃발을 내걸고 한 걸음씩 전 세계 최고 관할권을 향해 손을 뻗는 신 만들기 추종자들이다.
그는 평생 '두려움'과 싸워 왔다. 그가 쓴 책은 두렵다고 군중을 따라가지 말라고 말하고, 그가 투자한 회사는 남들이 두려워서 손대지 못하는 것에만 베팅한다. 그가 보기에 인간은 일단 공포에 목이 졸리면 첫 반응으로 서로 껴안고 온기를 나누려 한다. 그리고 껴안는 대가는 무기와 자유를 고분고분 내주고, 머리 위에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권력의 거대한 영물을 모셔 세우는 것이다.
두려움, 그것이 그의 세계관에서 모든 전체주의의 부화기다.
여기까지 오면 그가 스탠퍼드에서 정신적 스승으로 삼은 르네 지라르를 반드시 꺼내야 한다. 지라르의 그 유명한 '모방 욕망' 이론의 핵심은 한마디로, 인간은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며, 다만 남이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자신도 덩달아 눈이 뒤집힐 뿐이라는 것이다.
피터 틸이 훗날 '경쟁은 패자의 게임'이라고 쓴 것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적그리스도 프레임도 같은 바탕이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고 '서로 좋게 좋게'를 내세워 인류 전체를 평평하게 만들어 흡수하려는 역할이, 그가 보기에는 칼을 들이대는 악당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그는 심지어 두려움 때문에 동분서주하며 권력이 규제에 나서 달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군단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나 연산 능력 금지를 촉구하며 뛰어다니는 AI 안전 학자 유드코우스키는 그가 보기에 모두 그런 부류다. 그들은 악당이 아니라 두려움에 눈이 가려진 졸개일 뿐이다. 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코앞에 닥친 위기'와 '글로벌 공조'는 그저 삽과 곡괭이로 미래의 지고한 권력을 위해 땅을 고르는 일일 뿐이다.
신학적 페인트를 모두 벗겨 내면, 피터 틸이 말하는 적그리스도는 그가 반평생 싸워 온 그 무리와 똑같이 생겼다.
유럽연합의 복잡한 《인공지능법》부터 파리기후협정까지, 팔란티어에 알고리즘 블랙박스를 공개하라고 압박하는 것부터 대형 모델에 가중치를 내놓고 감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것까지, 모두 그가 혐오하는 족쇄다. 이제 그는 이 입장에 신학적 포장을 입혔다.
이 포장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의 자유지상주의와 단단한 보수 기독교 사이에 다리를 놓아 왔다. 전자는 '내버려 두라'를 숭배하고 후자는 '타락하지 말라'를 굳게 믿으니, 두 진영은 원래 서로 왕래가 없었다. 피터 틸은 억지로 양쪽이 모두 좋아할 만한 말을 조합해 냈다. 개인의 자유를 말하고, 질서 해체를 말하고, 기득권 엘리트의 철저한 부패를 말한다.
적그리스도 프레임은 이 다리의 연장이다. 그는 산업 정책과 지정학을 둘러싼 세속적 줄다리기를 억지로 최후의 심판을 앞둔 선악의 결전으로 끌어올렸고, 덤으로 자신의 사업 판도에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위임장을 찍었다.
팔란티어의 사업은 규제가 너무 엄격하지 않아야 돌아가고, 그가 투자한 AI 회사는 느슨한 규제의 혜택을 먹으며, 그의 정치 프로젝트는 유엔과 유럽연합 같은 다자 기구를 약화시키려 한다. 그의 이 종말론적 신학이 절묘한 이유는, 자신의 돈줄과 권력을 가로막는 모든 기구를 슬쩍 악마의 앞잡이로 점철해 버린다는 데 있다.
이 포장은 덤으로 교황까지 집어넣었다. 교황이 AI의 글로벌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피터 틸의 잣대로 보면 흰 옷을 걸치고 화려한 직함을 가진 고급 군단병일 뿐이다.
9월 말, 피터 틸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적그리스도에 대해 다시 네 차례 강연할 예정이다. 여전히 비공개이고 기록을 금하며 구체적인 장소는 임박해서 통보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테베레 강변으로, 다시 미국 남부의 심장부로 되돌아오며 그는 AI 규제, 글로벌 거버넌스, 기술 정체에 대한 반감을 종교적 언어로 번역하는 법을 반복해서 갈고닦고 있다.
프런티어 모델과 칩
그는 공개적으로 앤스로픽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책임감'을 내세우는 이 회사가 AI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 한 무리의 워크(woke) 자유주의자라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4월에 발표한 선거 보호 블로그 글만 다시 꺼내 보였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피터 틸의 이 말이 앤스로픽이 이기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라는 것이다. 권력 집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상대가 손에 쥔 것이 바로 그런 권력임을 먼저 인정한 것이다.

피터 틸이 앤스로픽을 물고 늘어진 것은 이유 없는 일이 아니다.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당시 오픈AI를 뛰쳐나와 앤스로픽을 세웠다. 옛 회사가 안전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하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그는 '정렬'과 '안전'을 회사 헌장에 새겼다. 최근 몇 년간 이 회사는 프런티어 진영에서 규제 로비에 가장 열성적인 주자로, 고성능 모델에 면허를 발급하고 외부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심지어 초국가적 조약 체결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런티어 모델은 가장 비싸고, 가장 강력하며, 남들이 당분간 따라잡을 수 없는 최상위 등급이다. 그것을 가진 자가 발언권을 가지며, 안전을 명분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조율에 따르라고 요구할 수 있다.
피터 틸이 맡은 냄새는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앤스로픽의 일거수일투족은 그의 가장 깊은 경계심을 정확히 건드렸다.
한 프런티어 모델 회사가 동시에 세 가지 역할을 한다.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사업체, 전차에 묶인 국가급 전략 자산, 그리고 글로벌 협약을 기초하는 귀빈. 이 세 얼굴이 합쳐지면 피터 틸의 레이더에는 형성 중인 절대 권력의 중심으로 찍힌다.
6월 30일, 그가 애스펀에서 교황을 욕한 바로 그날, 그가 투자한 칩 회사 에치드가 새너제이에서 일련의 소식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추론 칩 전문 업체다.
칩은 두 종류로 나뉜다. 훈련 칩은 모델을 가르치는 역할로, 방대한 데이터를 쏟아부어 모델 하나를 훈련시킨다. 추론 칩은 모델이 사용자 질문에 답하게 하는 역할로, 모든 질의응답이 이 칩에 의존한다. 훈련은 힘든 일이고 추론은 일상적 응용이다. 훈련 시장은 엔비디아가 이미 독점했지만 추론 시장에는 아직 기회가 있다.
AI 응용이 보편화될수록 추론의 전력 소비는 조만간 훈련을 넘어선다. 피터 틸이 베팅한 것은 바로 이 변곡점이다.

피터 틸이 1월에 참여한 그 라운드에서 에치드의 기업가치는 아직 50억 달러였다. 8월 18일, 회사는 월스트리트 시장 조성 대형 업체 제인 스트리트에 첫 추론 랙을 납품했다고 발표했고, 동시에 7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기업가치가 210억 달러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7개월 만에 정확히 네 배가 된 것이다. 게다가 제인 스트리트는 하드웨어를 먼저 테스트한 뒤 리드 투자자로 나섰다.
칩 업계는 '첫 테이프아웃 성공'을 신화로 여긴다. 에치드의 첫 칩 A0는 TSMC N4P 공정에서 첫 테이프아웃 만에 성공했다.
에치드가 만드는 것은 트랜스포머 전용 칩으로 범용 칩보다 효율이 높다. 6월에 A0 칩과 전체 랙의 소프트웨어, 냉각 솔루션을 발표했으며, 긴 컨텍스트, 혼합 전문가 모델, 에이전트 작업이 모두 제품 목표에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로는 제인 스트리트, 허드슨 리버 트레이딩, 점프, 투 시그마 등 고빈도 거래 회사와 TSMC와 연관된 펀드가 포함된다. 개인 투자자 면면은 더 화려하다. 전 테슬라 AI 총괄 안드레이 카파시, '딥러닝의 아버지' 제프리 힌턴, 스탠퍼드 교수 페이페이 리,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있다.
피터 틸이 추론 칩에 베팅하는 것과 앤스로픽을 욕하는 것은 같은 논리다. 그는 낡은 권력의 독점을 혐오한다. 엔비디아는 비켜 가고 앤스로픽은 손가락질하며 욕하지만, 정작 그가 직접 키워 낸 새로운 말들은 하나같이 똑같이 무서운 속도로 다음 번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새 권력 중심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아르헨티나
칩에 투자하기 전에 그는 이미 집을 지구 반대편으로 옮겼다.
피터 틸은 가족을 이끌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주했다. 4월 23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카사 로사다에서 그를 만났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사후에 공식 공지를 내어 이 만남을 확인했지만, 비공개 장시간 대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8월 14일, 그의 이름을 건 매크로 펀드 틸 매크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2분기 보유 종목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덟 개 종목, 총 시가총액 4억 1,900만 달러. 그중 일곱 개가 전부 에너지다.
미국의 오래된 전력 회사 네 곳이 각각 약 4,000만 달러씩이고, 독립 발전 사업자 비스트라가 5,913만 달러를 차지했으며,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엑스에너지까지 한 종목 끼워 넣었다. 이 몇 건을 합치고 아르헨티나 토종 셰일오일 회사 비스타까지 더하면 에너지 주식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71.8%를 차지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7,591만 달러 규모의 비스타 지분으로, 이 아르헨티나 회사 지분의 약 1%에 해당한다. 비스타는 아르헨티나 바카 무에르타 셰일오일·가스 지대의 주요 수출업체다. 파타고니아 황무지 아래 묻힌 이 유전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다시 석유 수출국이 되었다.
이 1%를 사들인 것은 피터 틸이 남미 대륙에 뚫은 첫 번째 유정이다.
피터 틸과 밀레이는 이번 글로벌 우파 물결 속에서 서로 눈이 맞은 한 쌍이다.
두 사람은 뼛속까지 같은 것을 믿는다. 큰 정부는 기생충이고 법망은 자유의 적이라는 것. 밀레이는 전기톱을 들고 집권하여 부처를 없애고 복지를 해체했으며, 아예 '규제 철폐부'를 신설해 아르헨티나 전체를 극우 충격 요법의 배양접시로 삼았다. 피터 틸은 실제 돈을 들여 비스타에 투자했다. 겉으로는 셰일오일을 산 것이지만 실제로는 7,000만 달러가 넘는 돈으로 이 정치적 도박을 방관하거나 심지어 조종할 수 있는 입장권을 산 것이다.
피터 틸은 입으로는 적그리스도, 알고리즘, 형이상학을 말하지만 손바닥에 떨어지는 것은 전부 중질 원유다. 대형 모델에는 연산 능력이 필요하고, 연산 능력은 전기를 삼키며, 전기의 원천은 결국 지각 깊은 곳의 가장 더럽고 가장 끈적한 화석 연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는 애스펀에서 허망한 글로벌 관할권에 침을 뱉고, 파타고니아에서는 실재하는 땅속의 불과 타르를 사들인다. 하나는 허(虛), 하나는 실(實)로 천의무봉이다.
뒷말이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그가 안데스산맥에 방핵 벙커를 판다고 떠들고, 어떤 이는 그가 밀레이의 해외 상왕 노릇을 한다고 욕하며,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는 그를 추방하라는 흰 천막이 걸리기까지 했다.
피터 틸은 구대륙에 진작 마음을 접었다. 일찍이 그는 바다 위에 떠다니는 자치 도시를 만들려는 '시스테딩' 연구소에 투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스테딩은 아직 도면에 머물러 있고, 가상 네트워크는 육신 하나 담을 수 없으며, 우주는 당분간 더더욱 갈 수 없다. 중력이 지배하는 지구 표면에서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고, 오직 아르헨티나만이 그의 요구에 부합했다. 그가 평생 종이 위에 써 온 이단적 망상은 마침내 파산 직전의 이 남미 국가에서 그것을 받아 줄 첫 번째 활주로를 찾았다.
피터 도둑
6월 4일, 밀레이와 그의 규제 철폐 장관 스투르세네게르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공동 기고문을 실었다. 제목은 《아르헨티나는 AI가 스스로를 해방하도록 초대한다》였다.
두 사람은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며 유한책임제가 현대 자본주의를 낳았다고 말했고, 이제 AI에도 완전히 새로운 법적 껍데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산업혁명이 인류를 근육의 속박에서 해방시켰다면 AI는 인류를 두뇌의 한계에서 구원할 것이라고 썼다. 마지막은 야심을 그대로 드러내며 부에노스아이레스가 AI 시대의 암스테르담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백지에 검은 글씨로 쓴 설교 뒤에는 의회로 밀어 넣는 입법의 큰 망치들이 이어졌다.
밀레이 정부는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 RIGI를 내놓았고, 이어서 여기에 한 단계 더해 슈퍼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연산 클러스터 전용으로 맞춤 설계한 '슈퍼 RIGI'를 추가했다.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의 법인세는 곧바로 15%로 반 토막 나고, 첫해에는 투자 감가상각의 60%를 공제할 수 있으며, 둘째 해와 셋째 해에는 각각 20%씩 나눠 공제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30년간의 세금, 관세, 외환 규제 공백기를 백지에 검은 글씨로 약속했다는 점이다.
10억 달러의 진입 문턱은 아르헨티나 국내의 모든 중소기업과 서민 계층을 정확히 문밖으로 걸러 낸다. 그리고 30년간 변하지 않는 특권 약속은 미래의 여러 민선 정부의 손발을 외국 자본의 장부 위에 미리 꽁꽁 묶어 두는 셈이다.

이어서 스투르세네게르는 반세기 만에 가장 급진적인 회사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다소 황당하다. '비인간 회사'의 존재를 허용하려는 것이다. 법안은 이를 '자동화 회사'라고 부르는데, 완전히 자율 알고리즘에 의해 운영되며 직원이나 인간 관리자가 필요 없고 심지어 주주도 없을 수 있는 회사다. 법인 전체의 운영, 매매, 확장이 모두 스스로 돌아가는 알고리즘 블랙박스에 전권으로 넘겨진다.
같은 시기에 공개된 AI 법안 초안에는 세 가지 큰 기둥이 있다. 첫째, 알고리즘 규제를 전면 면제한다. 초안에는 '시기상조이고 오해로 가득한 규제의 죽은 손에 가로막히지 않는다'는 문구가 백지에 검은 글씨로 적혀 있다. 둘째, 알고리즘 회사에 민사상 권리를 부여한다. 셋째, 극도로 낮은 세율로, 기업은 심지어 아르헨티나 법 위에 군림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국제법 조항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의사당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의원들이 다투는 초점은 의식주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서버와 냉각 장치를 현지에서 얼마나 조달해야 하는지, 전기를 삼키는 괴물이 들어오면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 전력망이 무너지지 않을지, 누군가는 기술 대기업이 자비로 변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보완안을 긴급 제출했고, 전력망이 위급해지면 기계실을 끊을지 주거 지역을 끊을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법안은 노동권을 언급하지 않았고,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지도 말하지 않았다. 회사는 직원 없이 돌아갈 수 있고, 노동자 권리는 보장되지 않으며, 기계가 사고를 쳐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밀레이는 주권과 노동권을 맞바꾸어 얻은 것이라고는 대기업이 투자할지도 모른다는 약속뿐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위대는 이 묶음을 '피터 틸 법'이라고 부르며, 피켓에는 이름을 '피터 시프(Peter Thief)'로 바꿔 적고 그를 도둑이라고 욕한다.
정부 쪽은 이 일을 피터 틸이 하든 누가 하든 똑같으며, 누가 하든 환영한다고 응수했다.
대양 건너 애스펀에서 피터 틸은 글로벌 규제가 전체주의로 통하는 악마의 통로라고 손가락질한다. 남반구의 카사 로사다에서는 밀레이가 자유의 깃발을 높이 들고 국가 전체를 속박 없는 알고리즘에 제물로 바치겠다고 선언한다. 하나는 북쪽, 하나는 남쪽, 적도 전체를 사이에 두고 각자 속셈을 품은 두 극우 광인이 같은 역사적 주파수에서 맞물렸다.
침묵
피터 틸이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지는 아마 그 자신만 알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이 긴 행적은 겉보기에는 이리저리 흩어진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같은 논리가 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나는 그가 도망치는 것인지 쫓는 것인지 점점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그는 입버릇처럼 모든 '권력 중심'을 경계한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내딛는 모든 걸음은 권력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파고든다.
그가 전체주의를 혐오한다고 말하지만, 그가 직접 만든 팔란티어와 칩 네트워크는 누구보다도 파놉티콘에 가깝다. 그가 신을 경외한다고 말하지만, 그가 믿는 것은 자신의 이익에 맞춰 재단한 세속적 신학이다.
솔로비요프의 《적그리스도 이야기》 결말이 묻는 것은 바로 이 질문이다. 적그리스도는 예루살렘에서 종교 통합 대회를 열고 모든 교파에 거절할 수 없는 값을 제시한다. 가톨릭에는 교황권을 돌려주고, 정교회에는 신학 중심지를 주고, 개신교에는 성경 연구원을 준다.
거의 모든 사람이 무릎 꿇고 감사했다. 오직 정교회의 장로 요한만이 침묵 속에서 일어나 단상 위의 거짓 신을 똑바로 응시하며 단 한 마디만 물었다. "당신 자신은, 도대체 그리스도를 믿는가?"
온화한 미소의 테크노크라트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했다. 죽음 같은 그 침묵이 그의 유일한 빈틈이 되었다.
소설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천 년 넘게 다툰 세 교파의 지도자들은 이 한 번의 추궁 끝에 마침내 나란히 섰고, 그들은 추방당하고 잔혹하게 살해당했으며, 폐허 위에서 다시 살아났다. 위장된 제국은 무너져 내렸고, 진정한 구원이 비로소 내려왔다. 허망한 세계를 찢어 놓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언제나 권력에 고개 숙이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이지, 시스템 안에서 능수능란하게 처세하며 사방에 줄을 대는 거래의 달인들이 아니다.
이 결말은 피터 틸이 말하는 그 신학보다 그 자신을 더 닮았다. 그는 실리콘밸리, 공화당, 가톨릭, 남미 대륙 사이를 오가며 모든 곳에서 귀빈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군가 면전에서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도 아마 이야기 속 적그리스도처럼 죽음 같은 침묵에 빠질 것이다.
나는 때때로 피터 틸의 이 이주 행로가 갈수록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고 느낀다. 라인 강변은 그에게 몸 붙일 곳을 주지 못했고,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는 그의 이단적 사상을 담지 못했으며, 워싱턴의 심층 정치인들은 그를 결코 자기편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제 충격 요법에 신음하는 남반구의 이 땅이 과연 그를 받아 줄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르헨티나는 남반구 끝에 매달려 있다. 이곳은 그가 태어난 프랑크푸르트와, 그가 일어선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구 반 바퀴가 넘는 대양을 사이에 두고 있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수백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뿌리째 뽑아 이렇게 먼 황량한 땅에 내던진 데는 반드시 탐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파타고니아 땅속의 검은 석유를 탐하고, 속박 없는 법안을 탐하고, 아직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곳을 탐한다.
어쩌면 그가 탐하는 것은 '아직 관리되지 않았다'는 바로 그 몇 글자일지도 모른다. 이 몇 글자는 그가 2009년 그 선언문에서 내린 '탈퇴'와 같은 뜻이다.
그는 평생 자신의 자리를 찾아다녔다. 찾았지만,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그저 그의 허둥대는 도주길 위의 또 하나의 임시 역참일 뿐이다.
8월 17일 새벽,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치코 구역.
잿빛 도포를 두르고 뾰족한 고깔모자를 쓴 십여 명의 그림자가 소리 없이 피터 틸의 저택 문 앞에 둘러섰다. 그들은 턱에 거친 가짜 흰 수염을 붙이고 얼굴에는 선글라스를 꼈는데, 거리 곳곳에 깔린 알고리즘 안면 인식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눈에 띄는 현수막을 펼쳤다. 검은 페인트로 톨킨이 쓴 간달프가 발록을 마주했을 때의 외침이 적혀 있었다. "You shall not pass."
이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남부의 간달프'라고 불렀다. 이른 아침 한산한 거리에서 누군가는 디스코 올드 팝 《YMCA》의 박자에 맞춰 목청껏 합창했다. "너는 팔란티어의 앞잡이, 아르헨티나에서는 살아남지 못해!"
더 노골적인 피켓은 그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 그의 그 오만한 변명을 조롱하는 문구였다.
"네가 진실의 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나? 거울이나 들여다봐라. 그 안에는 그저 제 잘난 줄 아는 멍청이가 있을 뿐이다."
시위의 발단은 피터 틸이 팔란티어를 아르헨티나에 들여오려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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